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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선일씨.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04.06.2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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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선일씨,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는 우리의 아들이자, 형제입니다.

목회자의 꿈을 꾸며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라크로 떠났습니다.

6개월을 이라크에 머물면서 그들을 위로하며, 호의를 베풀며 지낸 아름다운 청년입니다.

우리가 21일에 납치되었다고 TV를 통해 보았던 초췌하고 빼빼마른 죄수복을 입었던 그의 모습과는 달리,

5월31일에 납치범들에게 촬영된 모습에서는 까만색 반팔 티셔츠를 입은

조금은 마른체격에 눈빛이 또렷한 건실해 보이는 청년입니다.

납치범들에게 인터뷰한 내용에서 그는 분명 미국과 부시가 싫다고 했으며, 또한

"나는 이라크 사람들이 좋습니다. 이라크 사람들은 친절합니다.

바그다드에서는 저에게 구걸하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주기도 했습니다. " 라고 똑똑하게 이야기 했습니다.

그가 20일동안 하루하루를 어떻게 지냈는가를 생각하면 치가 떨리도록 공포스럽습니다.

(솔직히 그 심경을 대변할 단어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랬던 그가 참수된 채 싸늘한 주검으로 우리곁에 돌아오려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를 살리지 못한 것이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우리가 탁월한 협상가이지 못한 것이 참으로 한탄스럽습니다...

우리가 그곳의 문화에 대해 또 그런 테러집단에 대해 미리 공부하여 대책을 세우지 못한 것이 참으로 후회스럽습니다..

우리가 그들에게 적이 아니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못한 것이 한숨만 쉬어 집니다...

고 김선일씨도 일본과 중국의 납치되었던 이들처럼 다시 살아서 왔으면 오죽 좋았을까만은...

고 김선일씨 가족들에게 어떠한 말로도 위로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고 김선일씨는 이미 천국에 계십니다..



부디 평화로운 그곳에서 잠드소서...


다시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04년 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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